Hyungi KIM

김현기 (KIM Hyungi, 金賢記)

kshy425@naver.com

김현기 작가의 작업들은 주로 재료들을 재조합하고 활용한 작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재료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반복적 형상을 만들어내거나, 재료들을 활용하여 반복적인 흐름을 지닌 작품을 제작하는 것을 즐겨 한다. 이렇게 재료를 재조합하고 활용한 작업들은 작업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바로 그 기준은 재료를 어디에서 가져오는가에 따라 분류된다.

 

첫 번째로, 본인은 인터넷 웹상에 부유하고 있는 재료들을 가져와 작업을 진행한다. 이는 ‘포스트 인터넷 아트(Post Internet Art)’로 웹 서핑과 다운로딩을 통해 인터넷에서 얻은 재료들에 기반을 둔 작품을 의미한다. 본인은 이러한 포스트 인터넷 아트인 인터넷에서 가져온 이미지, 소리, 데이터 등, 즉 웹상의 재료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을 즐겨 한다. 또한 인터넷에 녹아 있는 방대한 자료들이 갖고 있는 매력에 대해 흥미를 느껴, 이를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재료들을 가공하기도 하고 전혀 색다른 형태로 변형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작품 ‘부조화의 조화’는 인터넷상에 업로드되어있는 각종의 동물, 식물, 곤충 등 자연물들의 이미지를 다운로드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이미지를 다운로드한 뒤, 이미지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미지를 세로 3등분으로 나누었다. 이후 이렇게 나눠진 각각의 이미지들을 다른 개체와 접합시켜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었다. 이외에도 본인이 기록한 경로를 인터넷으로 불러온 다음 인터넷에서 좌표를 다운로드 하여 제작한 ‘서울 Seoul’ 작품, 컴퓨터 음성을 활용한 ‘2050년’ 작품 등 본인은 다양한 웹상의 재료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두 번째로 본인은 온라인 인터넷상에서 다운로딩한 이미지가 아닌 오프라인에서 존재하는 것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이는 오프라인에 존재하고 있는 이미지의 차용일 수도, 직접 촬영, 제작을 한 것 일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 대표적인 작품은 ‘졸업앨범’ 작품이다. 이 작업은 작가 본인이 직접 겪었던 학창시절의 기억들을 졸업앨범이라는 특수한 매체로 재구성한 작업이다. 실제 졸업앨범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이미지를 변형시키고 반복적으로 배열하여 작가가 학창시절에 겪었던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본인의 작업은 온라인에서 가져오거나 오프라인에서 가져오는 두 가지의 방법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제작된 작품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반복적’ 형태를 띠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재료들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거나 오프라인에서의 얻은 재료들을 사용하여, 반복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작품을 제작한다. 여기서 반복적인 특성은 형태의 반복뿐만 아니라 소리의 반복, 흐름의 반복 등 작품에 녹아있는 다양한 반복의 특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반복적 특성은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과 함께 작품 대부분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다. 작품 ‘My Own Space’는 동영상의 시퀀스 개념을 사진으로 가져와 행동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사진이 아닌 시퀀스의 속성을 지닌 반복적인 사진 작업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반복적 특성을 지닌 작품 중 하나는 ‘3mm Dot Copying Studying’이다. 그는 3mm 점 원이 레이저 복사기와 잉크젯 복사기를 통해 계속적으로 복사되었을 때 나타나는 최종적 형태에 주목하였다. 레이저 복사기를 사용하여 복사를 한 결과, 복사기의 속성 상 점 원은 사라지게 되었고, 잉크젯 복사기를 사용한 결과, 복사기의 속성 상 점 원의 크기는 유한하게 확장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3mm Dot Lazer Copying Studying’, ‘3mm Dot Ink Copying Studying’이라는 반복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다채널 비디오가 제작되었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차용한 이미지와 함께 그의 ‘주차장들 Parking Lots’ 작품은 대한민국의 휴게소 주차장 위성 이미지를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다운로드하여 이를 활용한 반복적 단채널비디오 영상이 제작되었다.

 

이토록 작가가 반복적인 특성에 집중하여 작업을 하는 데에는 작가의 개인적 취향뿐 아니라 작가의 성장환경 또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디지털 세대로써 유년시절부터 항상 컴퓨터, TV를 통해 반복적인 이미지의 연속을 직접적으로 체험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웹서핑, TV 시청 등을 즐겨 해오면서 그러한 반복적 이미지들이 그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현재 작품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